안녕하세요,

리무브를 운영하는 수장 민유나입니다. 

23년을 마무리하며 팀 리무브의 인사이트를 구독자분들께 공유드리고 싶었어요.

애정을 가지고 바라봐 주시는 분들께 어떻게 하면 더 친밀한 이야기를 공유드릴 수 있을까 하다가, 저와 팀이 고민한 내용들을 일기 형식처럼 풀어보았습니다 : ) 

20살 많은 분과 함께 일할 수 있을까?

리무브는 앞으로 전략을 함께 짤 인력 분들을 모시기 위해 11월, 12월 다양한 분야에 계신 분들과 커피챗을 진행했어요.

한때는 지원자가 아무도 없어서 새로고침을 눌러보던 채용 사이트였는데, 어느새 지원자가 몰려서 지원서를 읽고 허덕이는 저를 보며 감회가 새로웠어요.

특히나 대기업과 유니콘 기업에서 성장통을 겪어보신 분들의 지원이 유독 많았는데요.

이 분들은 어떤 생각으로 리무브에 함께하시고 싶을까 굉장히 설레였어요.

설렘도 잠시… 막상 연령을 보니 75년생부터 85년생 위주였고 저보다 20살 많은 분들이 지원을 해주셨어요. 과연 내가.. 띠동갑 이상 나이 차이가 나는 분들과 일할 수 있을까?

보통 면접을 볼 때 면접관으로서 긴장되지는 않는데, 이번에는 유독 긴장을 많이 했어요.

걱정했던 것과 달리 모든 커피챗을 즐겁게 진행했어요. 채용 면접관으로서가 아니라, 업계 흐름을 잘 아는 선배와의 대화를 하는 기분이었어요. 어느 회사나 성장을 위한 고민을 하고 있고, 브랜딩이 중요한 시대인 만큼 브랜드와 이윤의 양가성을 잘 이해하고 계셨어요.

커피챗을 종료한 뒤, 너무 모셔 오고 싶은 분들이 많아졌고 빨리 성장하여 함께하고 싶다는 저만의 작은 불꽃이 시작되었습니다.

업계에 대한 이해도와 브랜드의 방향성만 맞는다면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답니다 : )

브랜딩.. 가치관.. 갈수록 더 어렵다.

올해 사업을 하면서 힘들었던 한 해였는데요. 어느 정도 내수 시장의 소비재 규모는 한정이 되어있고, 큰 성장을 위해서는 브래지어를 판매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가치관을 지키는 것이 이렇게 힘든 일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던 해였어요.

‘얼마나 고귀한 가치관이라고, 누가 알아준다고 이렇게 애를 쓰는가. 결국 기업은 이익을 남길 수 없고 계속해서 발전하지 못한다면 존폐의 위기가 올 텐데 왜 가치관을 고려하는가..’ 부정적인 생각이 끊임없이 드는 한 해였어요.

4년 동안 저와 저희 팀이 쌓아온 가치관을 보면서 괜한 곳에 리소스를 투입했는가에 대한 시간을 가졌었고, 4년 동안 제가 해왔던 고민들을 전부 부정하게 되더라고요.

특히나 3분기부터 투자사들을 만나면서 질의응답을 할 때, 숫자와 관련된 지표로 질문을 받다 보니 타격감이 어마 무지했습니다…

정말 온몸이 발가벗겨진 듯 민망한데…그 와중에 자신 있게 대답하는 게 쉽지 않았어요.

이제 리무브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세 가지였어요.

1. 국내에서 언더웨어 브래드로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 [브라를 판다].

그동안 쌓아온 브랜딩이 무너지는 것이 아닌가, 브랜딩의 진정성을 지켜갈 수 있을 것인가?

2. 다른 영역에 브랜드를 런칭한다.

아직 언더웨어 점유율을 높이지 않고 다른 브랜드를 런칭하는 것은 비효율적이지 않나?

3. 가치관을 지키고 상품군을 유지하되, 신규 시장을 간다 (해외 진출)

가치관도 지키면서 사업을 성장할 수 있는 방향!

결국 리무브는 가치관을 지키고 싶어서 3번을 선택했어요. (우리 팀이 이렇게 브랜드에 진심입니다!)

글로벌하게 발전할 리무브..기대 되시지 않나요? 스킴스..킴 카다시안..조금만 기다려. (참고로 저는 꿈은 언제나 크게 잡습니다…일단 던져놓고 봐야죠)

우리 팀이 최고다!

채용....성장...확장..등..정말 고민들로 많은 시간을 보낸 하반기였어요. 이런 고민들을 끓어안고 집에 오면 축축 처졌어요.  투자사를 만난 날은 드라마 주인공처럼 혼자 베란다 뒤에서 펑펑 울며 소리가 안 나게 입을 틀어막기도 했답니다.... (보통 이렇게 감성적인 사람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힘이 나는 시간은 팀원들과 24년의 방향성에 대해 고민할 때였어요. 결국 이 고민을 함께 풀어나갈 수 있는 사람들은 우리 팀이거든요.

외부적으로 우리가 취약해 보이는 포인트가 무엇인지, 어떤 부분을 발전시킬지 이야기하다 보면 어느새 모든 게 해결될 것만 같은 순간들이 있지 않나요?

저희 팀이 바로 그런 팀이에요. 심각한 안건들을 이야기하다가도 어느새 해결 방법을 찾는 팀. 회의 중에 맛있는 과자만 있다면.. 계속 와그작 와그작 씹으면서 연료를 충당하고 열심히 회의를 한답니다.

돌고 돌아 다시 한번 올 한 해 팀 리무브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

올 한 해 이런저런 고민들을 많이 하며 24년을 위한 준비를 철저히 준비했어요.

24년 한 해에도 애정 가득한 시선으로 리무브를 지켜봐 주시길 바라며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저의 고민을 나누는 것이 누군가에게 고민이 되고 공감이 되길 바라며!

만 27살… 매출 35억 원 브랜드를 운영하는 욜랄라의 끄적끄적 일기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민유나 드림